겉보기 같은 대장균, ‘유전자 지문’으로 세밀하게 가린다

김대경 기자

press@nonguptimes.com | 2026-07-30 11:00:24

농진청, 공개 유전체 83개 분석해 대장균 14개 유형으로 정밀 분류 기술 개발
기존 검사에서 놓치기 쉬운 균주 간 미세 차이까지 고해상도로 식별
국제학술지 「BMC Genomics」 게재…해외 식품 안전 규제 대응력 대폭 강화

[농축환경신문] 겉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운 대장균을 유전자 배열 패턴으로 정밀하게 식별하는 기술이 개발돼 농산물 안전관리와 수출 경쟁력 강화에 활용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대장균의 고유한 유전자 배열 패턴을 분석해 균주의 유전적 특성을 정밀하게 구분하는 새로운 유전형 분석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식품안전현대화법(FSMA)과 유럽연합(EU) 위생 규정 등 세계 각국이 농산물 안전관리 기준을 강화하면서, 농산물의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정밀 분석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공개된 대장균 유전체 83개를 비교·분석해 유전적 특이성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균주를 14개 유형으로 분류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병원성 유전자 검사(PCR)와 표준 유전형 분석(MLST)을 활용했지만, 병원성 유전자 검사는 동일한 병원성 유전자를 가진 균주 간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고, MLST 역시 유전적으로 매우 유사한 균주를 세밀하게 식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새 분석기술은 기존 검사법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미세한 유전적 변이까지 분석할 수 있어 유전적으로 매우 비슷한 대장균도 정밀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균주 구별 능력을 나타내는 심슨 다양성 지수는 0.726으로 기존 MLST 분석법(0.723)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유전적 다양성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또 유전자 지문 분석만으로 대장균의 병원성과 항생제 내성 특성도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유전자 지문 패턴이 길수록 독성 유전자가 많고, 반대로 짧을수록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많은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Genomics(IF 3.9)에 게재됐으며, 농촌진흥청은 추가적인 현장 검증을 거쳐 농산물 안전관리 기관과 검사 현장에 기술을 보급할 계획이다.

한상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미생물과장은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대장균도 각각 고유한 유전자 지문을 갖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 분석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장균의 미세한 유전적 다양성을 정밀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 농축환경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