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임대차 시장 줄고 대농 집중…“실질적 농지 이용 중심으로 전환해야”

안진아 기자

midal0210@naver.com | 2026-09-09 13:31:01

KREI, '농지임대차 시장분석과 개선과제' 통해 밝혀

[농축환경신문] 우리나라 농지임대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가운데 임차농지가 일부 대규모 농가에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최근 발간한 ‘농지임대차 시장 분석과 개선과제’ 연구보고서를 통해 농지임대차 시장의 구조와 변화 양상을 분석하고 농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연구진이 국가데이터처의 농지임대차조사와 농림어업총조사 등을 분석한 결과, 농지임차면적은 2013년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임차농지의 대규모 농가 집중도는 높아졌다.

임차면적 지니계수는 2000년 0.54에서 2020년 0.66으로 상승했다. 특히 10㏊ 이상 농가가 전체 임차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6%에서 25%로 크게 늘어 임대차 시장 내부의 집중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지 임차 수요는 농업소득, 특히 쌀 소득이 높고 경영주 연령이 50대 이하인 농가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부채가 많은 농가 역시 농지를 직접 매입하기보다 임차를 통해 경영 규모를 확대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농지 임대 공급은 농외소득과 자산이 많고 농업소득이 낮은 고령농과 은퇴 준비농이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부채가 3억 원 이상인 농가는 부채 상환 부담으로 영농을 계속하는 ‘경영 고착’ 현상이 나타나 농지 임대 공급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지 임차 의향에는 경제적 수익성뿐 아니라 지역 내 정보 접근성, 임대인과의 신뢰관계, 계약의 안정성 등 사회적·제도적 요인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역 내 신뢰관계와 안정적인 계약에 대한 인식이 수익성에 대한 인식보다 임차 의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농업정책이 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주요 분석 대상이 됐다. 연구진은 계량분석을 통해 최근 농지임대차 시장의 급격한 축소에 2020년 소농 직불금 도입 등에 따른 소규모 농가의 자경 확대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직불금 수령 등을 목적으로 형식적인 자경이나 위탁영농이 늘어날 경우 임대차 시장에 공급되는 농지가 감소해 청년농과 신규 농업인, 경영 규모 확대를 원하는 전업농의 농지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연구진은 농지정책의 초점을 농지 소유와 형식적 자경에서 실제 농업 이용과 안정적인 임대차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일정 연령 이상의 고령농이 농지은행을 통해 농지를 장기 임대할 경우 직불금 일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농지연금 가입 요건 완화, 지급액 상향 등 인센티브를 통해 안정적인 영농 은퇴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임대인에게는 원상복구 보증 등을 제공해 농지를 임대하는 데 따른 불안을 줄이고, 농지은행의 역할도 단순한 농지 중개를 넘어 분쟁 중재와 법률 자문, 원상복구 보증 등을 제공하는 종합 서비스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채광석 KREI 연구위원은 “농지임대차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지보다 실제 농업에 효율적으로 이용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농과 신규 농업인이 지역의 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하지 않고 필요한 농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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