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경기도 안 좋은데 질병까지, 한숨만...정부 보상책 필요"

[농축환경신문] '럼피스킨병'이 충남 서산, 당진, 태안 등 서해안 연안 도시를 시작으로 경기, 강원 등 내륙에서까지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전국구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방역 당국은 축산농가의 백신 접종에 만전을 기하면서도, 항체 형성까지 일정기간이 소요되다 보니 럼피스킨병 확산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편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축산업계는 럼피스킨병 확진 시 살처분이 불가피한 만큼, 정부의 방역 대책과 보상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확진 건수는 모두 27건으로 늘었다. 지난 20일 충남 서산시 부석면 소재의 한 농가에서 첫 확진 사례가 나오며 발병한 지 닷새 만이다. 지난 5일간 충남에서 시작된 럼피스킨병은 경기, 충북 등을 거쳐 내륙으로 확산됐고, 현재 강원, 전북 등지에서도 의심 사례가 신고되고 있다.
정부는 축산농가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더라도 통상 항체 형성까지 약 3주가 걸리는 만큼, 이 기간 동안 확진 사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백신 접종 후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역을 촘촘히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축산업계는 한우 소비 기피에 따른 시세 폭락, 축산가 손실 등 발병 후폭풍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충북 괴산군 소재의 한 축협 관계자는 (농축환경신문)과의 통화에서 "한우는 충청권의 대표적 특산품인데 아무래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아직 충청권 전역으로 병이 확산된 것은 아니지만, 벌써부터 한우 소비를 기피하는 모습들이 역력하다. 충청권 내 다른 축협에서도 반응은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또 강원도 횡성군에서 축산농가를 운영 중인 한 사업자는 본지에 "가뜩이나 올 상반기에 한우 시세가 많이 떨어지고, 육우 비용이 많이 들어 힘들었는데 이런 질병재해까지 겹치니 한숨만 나온다"라며 "모쪼록 (병이) 더 확산하지 않고 잘 매듭이 됐으면 한다. 확진된 소는 살처분을 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정부 보상책도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 유명 한우 특산지이자 경기 도내에서 한우를 가장 많이 키우고 있는 안성시도 럼피스킨병 확산 공포에 초긴장 모드를 유지하며 방역에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다. 시에 따르면 안성 관내에선 총 1635호 축산농가에서 소 9만926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한우는 1046개 농가에서 6만3579마리가, 육우는 360농가에서 2만3346마리가, 젖소는 229농가 1만2435마리가 각각 사육되고 있다.
이에 시는 24시간 비상상황을 유지하는 한편 관내 소 사육농가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안성의 한 축협 관계자는 "시 차원의 방역은 물론 지자체 최소 행정구역 단위로 각 축산농가에 대한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농가들도 저마다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나올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자식과도 같은 소를 잃는다는 게 어떤 심정인지 일반인들은 잘 모를 것"이라고 마음을 졸였다.
한편, 발병 5일차인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와 각 지자체는 역학조사를 통해 럼피스킨병의 유입경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 파악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병 매개체가 모기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확한 유입경로를 파악하는 데 상당 시일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첫 발병지가 해안에 인접한 충남 서산이라는 점에서 해외 선박 등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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