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종란 대량 수입에 10~11월 도계수수 폭등 전망

[농축환경신문] 국내 닭고기 보급량이 늘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닭고기 소비가 아시안게임 특수 기대감에 못 미치는 등 주춤해 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1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육계(대닭) 산지시세는 kg당 2천 원으로 전월 대비 400원 수준 올랐다. 추석 연휴 물량이 전량 소진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정부가 시세안정을 목적으로 수입산 종란을 무관세로 대량 수입하고 있어 이달부터 시중 유통량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닭고기 소비 확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닭고기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수산물 소비 위축과 아시안게임 특수 등으로 인해 닭고기 소비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 다수 업체들의 판매실적은 현실과 다르다"라며 "현재 적자경영 늪에 빠진 닭고기 업체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여기에 지난 8월부터 정부의 종란 무관세 수입이 이어지고 있어 국내 닭고기 시중 유통량이 증폭할 것이란 전망까지 겹치며 업계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시세를 잡겠다고 해외산 종란을 대거 국내로 들여오면서 이달이나 11월경이면 도계 물량이 대거 풀릴 것으로 보이는데, 걱정이다"라며 "시세 안정으로 소비가 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소비량이 요지부동이라면 계열화업체들의 수익성은 바닥을 치게 될 것"이라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관련업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수입산 종란은 지난 8~9월에만 총 218만 개가 수입됐고, 오는 11월까지 추가로 300만 개에 이르는 종란이 무관세로 수입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닭 부화부터 육성까지 생육 전 주기가 최장 50여 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 종란이 시중에 본격적으로 풀리는 시점은 이달부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도계수수는 내달이면 전년 동월 대비 2%대 수준으로 증가한 6800만 수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철새 유입 등으로 전염병 창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도계수수 변동 가능성은 엄존한다는 것이 농경연 측 설명이다.
결국 수입산 종란 증가로 인해 국내 닭고기 생산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고금리 지속에 따른 경기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닭고기 소비 확대가 가시화될 만한 호재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이는 곧 국내 닭고기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육계협회 고위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특수니 후쿠시마 오염수 반사이익이니 하는 말들은 실체가 없는 것"이라며 "결국 수입산 종란이 풀리게 되면 국내 닭고기 업계는 적자경영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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