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 신기술 '양액재배'가 뜬다· · ·충남농기원, 건고추 양액재배 시범사업 성과

김필 기자

kimpill@daum.net | 2023-09-14 15:35:18

재배량 증식, 병해충 감소, 청년농작 장려 등 다양한 성과 나타나 고추 양액재배시설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제공)

[농축환경신문] 최근 충청남도농업기술원(충남농기원)이 공개한 고추 양액재배 신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작물 생육에 필요한 양분을 수용액 형태로 공급해 재배하는 '양액재배'는 기본적으로 토양 없이 재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농업계 신기술로 꼽힌다.

아울러 양액재배는 토양 기반이 아닌 시설 중심의 농작법이다 보니 병충해 예방은 물론 연작에 따른 장해요소가 없어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대한 청년 농업인 꿈나무들의 관심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고령화 및 일손부족 문제가 관통한 농경사회에도 희망적 시그널이 되고 있다는 게 중평이다.

14일 충남농기원에 따르면 고추 양액재배의 실질적 성과와 국내 상용화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충남농기원은 지난 2020년부터 9개 농가(1.52ha)를 대상으로 '양액재배 다품목 확산' 시범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농기원이 해당 사업 결과를 분석한 결과, 작물 재배수량이 늘었고 병해충과 농약 사용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신기술에 민감한 청년 농업인들의 양액재배 참여도도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는 등의 순기능도 있었다.

특히 농기원의 첫 시범사업 사례인 아산시 농가는 관행 토경에 비해 건고추 생산량이 80%(1900∼2100㎏/10a) 이상 늘었으며, 시범사업 3년차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울러 해당 농가의 경우 친환경 소독, 유기농자재, 천적 곤충 등을 활용한 무농약·친환경 농작법이 적용돼 급식계에서도 소구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러한 농작 성과를 인정받아 해당 농장주는 지난 2019년 충남 충품연농업기술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농업계 일각에선 양액재배가 농가 주요 소득원인 건고추 농사의 새 흐름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건고추는 조미채소류 총 생산량의 24%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국내에서 재배 비중이 높은 품종이다.

다만 농촌사회의 고령화와 연작 부작용, 낮은 농기자재 보급률 등으로 재배 면적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무엇보다 연작에 따른 병해충과 염해 증가는 건고추의 생육 부진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연작 장해와 농기계 보급 문제 등을 극복할 대안으로 양액재배 방식이 제시되고 있으나, 여전히 양액재배 매뉴얼 및 관련규정 미흡과 농가경영 데이터 부족 등으로 보급화가 더딘 실정이다.

이와 관련, 충남농기원 측은 "자체 시범사업을 통해 생육 증진, 병충해 예방, 시설관리 편의성, 친환경성, 청년층 유입 등 다양한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며 "다만 양액재배에 대한 구체적 매뉴얼이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는 선행과제가 남아있다. (충남농기원은) 매뉴얼 정립을 시작으로 지역 농가에 대한 양액재배 홍보까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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