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국내 농업계도 바짝 '긴장'

김필 기자

jdh20841@daum.net | 2023-08-28 13:02:43

日 25일부로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국민 불안심리 고조
수산물 소비 위축에 깻잎, 미나리 등 농작물 동시타격 우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축환경신문]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가운데, 국내 농가는 소비심리 위축 등을 우려하며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수산업계는 오염수 방류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농업계 역시 국민적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유탄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지난 24일부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밝혔다.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앞서 지난 22일 오염수 방류 시점과 관련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오염수 방류에 따른 생물학적, 과학적 위험성 여부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이에 정부는 국제사회와 적극 공조해 오염수 방류 현황과 국내에 미칠 영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오염수 방류가 국내 농·수산계 미칠 '심리적 파급'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수산업계는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로 인해 수산물 매출이 급격하게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과연 안전한가' 토론회에서 공개된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 약 3개월 동안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의 일평균 수산물 거래량은 12.4%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13년 원전 오염수가 누출됐을 당시에는 국내 수산물 소비가 전통시장에서 40%, 대형마트·도매시장에서 20% 수준으로 각각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일본 정부는 원전 오염수를 정화 처리한 '처리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그에 대한 명확한 정보 공개는 꺼리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국내 농업계도 직·간접적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분출한다. 과거 일본발(發) 원전 유출 및 사고 사례로 농수산물 소비량이 줄었다는 데이터가 엄존하는 만큼, 일본 정부의 이번 오염수 방류 결정이 국내 농업계에도 미칠 여파에 촉각이 곤두서있는 것.

당장 배추의 경우 김장에 쓰이는 소금이나 젓갈류가 오염수 해양 방류로 인한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있는 만큼 수요나 시세 변동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배추생산자협회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염수 방류로 인해 소금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올해 김장철 배추 수요나 시세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 "소금뿐만 아니라 해산물인 젓갈류도 김장 핵심 재료인데, 오염수 방류 이슈 때문에 올해 배추 농사가 걱정"이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또 다른 문제는 수산물 최대 소비 거점인 횟집 등이 경영 악화에 시달릴 경우 여기에 납품되는 깻잎, 미나리 등 잎채소류 수요도 덩달아 고꾸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충남 금산군의 추부깻잎연합회 한 관계자는 "특히 회 소비가 줄어들면 이와 동시에 깻잎부터 미나리, 상추 등 관련 농작물 소비도 줄어들 게 뻔하지 않나"라며 "수산물뿐만 아니라, 피해가 파생될 수 있는 농작물에도 정부 차원의 대책이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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