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경사지 밭 토양유실, 맥주용 보리로 줄인다
김대경 기자
press@nonguptimes.com | 2026-06-03 11:00:53
파종 30일 뒤 토양 피복률 90% 내외… 초기 강우 피해 완화
기존 호밀보다 종자 가격 25% 저렴, 양분 경합 적어 일석이조
[농축환경신문] 우리나라 밭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경사지 농경지에서 맥주용 보리를 덮는 작물로 활용할 경우 장마철 집중호우에 따른 토양유실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경사지 밭에서 작물을 재배할 때 맥주용 보리를 이랑 사이에 심으면 토양 침식을 줄이고 토양 보전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최근 강우 강도가 평년보다 18% 이상 증가하면서 집중호우에 대비한 토양 보전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가 국내 맥주용 보리 5품종인 ‘광맥’, ‘호품’, ‘흑호’, ‘호단’, ‘다이안’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파종 30일 후 토양 피복률이 87.6~91.0%로 나타나 대부분의 토양을 효과적으로 덮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경사지 감자 재배지에서 ‘광맥’을 활용한 실증 시험에서는 토양유실량이 헥타르당 0.4톤에서 0.3톤으로 감소해 약 25%의 저감 효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덮는 작물이 빗방울이 토양에 직접 충격을 주는 것을 막고, 빗물이 토양에 천천히 스며들도록 해 침식을 완화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표면을 흐르는 물의 속도를 낮춰 토양과 양분 유출을 줄이는 효과도 확인됐다.
기존에 토양 보전을 위해 주로 활용되던 호밀은 종자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입 종자 의존도가 높고 비용 부담이 컸다. 반면 맥주용 보리는 종자 가격이 20㎏ 기준 3만6000원으로 호밀(4만8580원)보다 약 25% 저렴하며, 발아 기간도 3~5일로 호밀(5~10일)보다 짧아 토양을 빠르게 덮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식물체 크기가 호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주 작물과의 양분 경쟁이 적어 경사지 밭에서 활용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맥주용 보리 종자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 조광수 소장은 “경사지 밭이 많은 고령지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선제적 토양 보전 기술 적용이 중요하다”며 “맥주용 보리 활용 기술이 환경 보전과 농가 경영비 절감, 지속 가능한 밭농업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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