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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본지 사장·발행인

전 세계에서 폭우와 홍수, 산불 등 기상이변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2000년대 들어 한국 기온은 1970년대에 비해 섭씨 0.7도 상승했고, 강우량은 144㎜ 늘었으며 일조시간은 256시간 감소했다. 한파와 폭설, 이상저온, 국지성 집중호우, 가뭄 등에 의한 기상재해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은 무엇보다 인류의 생존을 책임지는 농업에 즉각적인 타격을 주어 농산물 수급 불안정의 문제를 야기, 주요 곡물가격 폭등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한국농업은 기후변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민감해 변화하는 기후조건에 맞는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농경지 확보와 기후변화와 온난화한 기후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품종 개발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물 부족은 벼 작황에 큰 타격을 미칠 수 있어 이에 대응한 벼 품종 개발이 절실하다. 무엇보다도 더 시급한 것은 농가가 이상기후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장과 연계한 현장 중심의 기상 정보시스템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농가에 유용한 기상정보를 적시에, 정확하게 알려주어 농업인들이 기상이변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기상재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도시민과 농민을 대상으로 한 ‘2020년 농업·농축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농민의 86.4%, 도시민의 88.3%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영농방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농민뿐만 아니라 도시민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존 농업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에 공감을 나타냈다.
특히 지속가능한 저탄소 농업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농업 생산성을 고려한 정밀한 영농 기술의 개발 및 보급, 저탄소 영농법을 실천하는 농가의 경영 안정성 확보뿐만 아니라, 저탄소 영농법으로 생산한 식품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사회 시스템이 동시에 구축되어야 한다.
또 하나는 ‘스마트팜’에 주목해야 한다. 실제 경북 상주와 포항에 내년까지 축구장 100개 면적의 스마트팜 단지를 여는데 이어, 안동 사과농가에는 전국 최초로 야외 스마트팜을 조성할 계획이다. 경상북도는 오는 2030년까지 스마트팜 보급비율을 2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으로, 우발적인 저온 피해나 우박 피해 등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을 스마트 농업을 통해서 미리 감지한다는 복안이다.
경북도는 여기에 스마트팜이 농촌에 청년들을 유치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보고, 스마트팜 임대사업과 교육훈련을 강화하기로 했다.
자연환경을 인간이 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이러한 대응체계가 구축된다면 한국농업의 위기를 막고 우리의 미래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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