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삼복더위는 '삼계탕 한 그릇'으로 거뜬
김대경 기자
press@nonguptimes.com | 2024-07-29 13:15:44
'우리맛닭' 육질이 부드럽고 구수한 맛· · ·출하체중 2㎏
농촌진흥청, 올 여름 보양식재료 건강정보 등 제공
닭고기는 인체 구성 세포조직의 재생과 유지에 효과적
[농축환경신문] 지난 25일은 초복을 지나 중복(中伏)이었다. 예년 같으면 여름 불볕더위가 절정을 향해 치닫기 시작하는 절기다. 하지만 올 여름은 ‘삼복(三伏)더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푹푹 찌는 폭염이 초복보다 한 달여쯤 전인 6월 중순께부터 일찌감치 시작되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기상이변은 이제 앞으로도 매년 이어져 일 년 중 여름이 다섯 달 정도로 길어진다는 것이 국내외 기상학자들의 공통된 연구 결과다.
복(伏)날이 되면 한국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여름 건강보양식이 삼계탕이다. 돼지고기, 달걀 등도 복날 보양 식재료로 많이 찾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예년 수준을 뛰어넘는 심한 불볕더위가 그것도 철을 잊은 듯 일찌감치 찾아온 때문인지 올 초복 날 삼계탕의 재료인 닭 소비량이 작년 초복에 비해 20% 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이처럼 여름 보양의 식재료 소비가 날로 증가하자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이 이들보양 식재료에 대한 건강정보와 여름철 닭⋅돼지 축사의 효율적인 관리 등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농업과학기술에 관한 연구개발과 그 기술의 보급 및 지도, 비료⋅농약⋅농기계 등의 품질 향상과 관리, 지역농업 발전과 생활개선에 관한 지도⋅교육 및 전문농업인을 육성하는 일 등 농업 진흥에 관한 광범위한 제반 업무를 관장하는 농진청은 아울러 생명과 미래를 담은 생명산업으로서의 농업의 비전을 교육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그동안 농진청이 연구 분석을 통해 추출하여 발표한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 식재료의 영양성분과 새로 연구 개발한 재료의 기능 및 효과 등을 살펴보면 ‘알아두면 좋은 정보’에 그치지 않은 ‘간과할 수 없는 유익한 건강정보’가 많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닭고기 필수 아미노산 풍부, 달걀 하루 두 개면 단백질 충족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 식재료인 닭고기는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일반 식육보다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이 많아 인체구성 세포조직의 재생과 유지에 효과적이다.
냉장 닭은 껍질에 광택이 있고 고기에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 냉동 닭은 해동하면 드립(drip, 냉동 닭고기를 해동하면 유출되는 액체)으로 인해 아미노산 등 영양성분이 밖으로 흘러나오므로 되도록 냉장된 닭을 고르는 것이 좋다.
달걀은 모유(母乳) 다음으로 영양가가 높은 식품이다. 하루에 2개 정도 섭취하면 인체에 필요한 단백질을 충족할 수 있다. 또한 노안(老眼)을 예방하는 ‘루테인’과 기억력 증진에 효과가 있는 ‘레시틴’,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비타민 D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달걀 껍데기 색에 따른 영양소 차이는 없으며, 유정란과 무정란의 영양학적인 차이도 없다는 것이 국내외 관련 학자들의 연구 결과다.
무더운 여름 닭 사육 밀도와 사료 급여 횟수
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는 여름철을 맞아 닭과 돼지 사육농가에서는 사료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사료는 습도가 높으면 곰팡이가 생기거나 부패하기 쉬우므로 사료 저장고, 사료 이송관, 급이기(먹이통)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습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평소보다 적은 양의 사료를 자주 구매해 보관기간을 짧게 하는 것이 좋다.
또 사육 환경 온도가 높아지면 닭이 마시는 물의 양이 늘어난다. 따라서 음수시설을 점검하고 소독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관리해 세균성 질병(살모넬라, 대장균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육계(고기용 닭)는 사육 밀도가 높으면 체열이 발산하면서 계사 온도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여름철에는 사육 밀도를 평소보다 10∼20% 낮추는 것이 좋다. 산란계(알 낳는 닭)는 고온환경(35도)에 노출될 경우 적정온도(20도)에 비해 산란율은 11.7%, 달걀 무게(난중)는 13.3%, 달걀 껍데기(난각) 강도는 20.7% 감소해 농가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타민 C와 칼슘을 보충해 고온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연란(껍데기가 연한 달걀) 발생을 방지해야 한다.
농진청, '재조합 단백질' 생산 효율 높이는 방법 개발
농업과학기술에 관한 연구개발을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는 농진청은 지난 2021년 재조합 단백질을 달걀에서 생산할 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재조합 프로모터’ 4종을 개발했으며 이와 함께 닭에서 달걀 만드는 세포 분리, 배양 기술, 곧 재조합단백질 생산 연구에 필요한 닭 난관팽대부의 상피세포를 분리하여 체외에서 배양하는 기술을 확립했다고 밝혔다.
유전자 발현은 프로모터라는 염기서열에 의해 조절된다. 목표 유전자를 어느 조직에서 얼마나 발현시킬지를 조절할 수 있는 프로모터 개발은 생명공학 원천기술 중 하나다. 지금껏 형질전환 닭에서 재조합 단백질을 생산할 때 오브알부민 프로모터를 주로 사용했다. 오브알부민은 달걀 흰자를 구성하는 단백질 중 약 54%를 차지하며 암탉의 난관에서 발현된다. 이에 대한 특허는 외국의 대학과 기업이 선점하고 있어 새로운 재조합 프로모터의 개발이 필요했다고 한다.
농진청이 개발한 프로모터를 이용하면 형질전환 닭 생산 달걀에서 보다 많은 재조합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류재규 동물바이오공학과장은 “새로 개발한 재조합 프로모터는 달걀에서 재조합 단백질 생산 효율을 높여 바이오의약품 등 여러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닭에서 달걀 만드는 세포 분리, 배양기술 확립
달걀이 만들어지는 난관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이루어지는 생식기관으로 난관채, 난관팽대부, 난관협부 등 3개의 부위로 나누어져 있다. 특히 난관팽대부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의 달걀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어 달걀을 이용한 바이오의약품 등 재조합단백질 대량생산 연구에 핵심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닭 난관 상피세포는 닭에서 직접 세포를 분리해 연구에 이용하고 있는데, 그동안 분리와 배양이 원활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농진청 연구진은 난관팽대부 내부 조직에 효소를 처리해 상피세포를 분리하여 체외배양에 성공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소 혈청이 아닌, 닭 혈청을 이용해 상피세포를 배양한 결과, 난관조직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오브알부민의 발현을 확인했다. 이는 난관에서 분리한 상피세포가 체외배양에서도 난관조직의 특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 혈청이 포함된 배양액을 이용했을 때는 난관의 상피조직 유래세포보다 다른 세포가 빠르게 증식돼 닭 난관 상피세포만을 활용하기 어려웠으나 농진청이 연구 끝에 확립한 닭 난관 상피세포 체외 배양기술은 재조합단백질 대량생산에 필요한 프로모터 개발 등 다양한 응용 연구에 직접 활용할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애니멀 바이오사이언스(Animal Bioscience)’ 2021년 8월호에 게재되었다.
농진청이 개발한 '우리맛닭' 보급기반 확대
농촌진흥청 소속 국립축산과학원이 지난 2008년 개발한 ‘우리맛닭 1호’와 2020년 개발한 ‘우리맛닭 2호’는 가히 주목할 만한 연구성과였다. ‘우리맛닭’은 재래닭 순계 품종을 이용해 개발 생산한 토종닭으로, 육질이 부드럽고 그 맛이 토종닭 특유의 깊고 구수한 맛 그대로일 뿐만 아니라 초기 성장이 빨라 한 마리당 출하체중이 2.1㎏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맛닭’의 보급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그동안 민간업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온 국립축산과학원은 2022년 12월엔 토종닭 전문 종계장인 한협원종, 올 2월에는 소래축산에 씨닭 생산용 원종계를 각각 이관했다. 이에 따라 씨닭을 분양받으려는 농가는 ‘우리맛닭’ 1호는 소래축산, 2호는 한협원종에 해당 씨닭 분양을 신청해야 한다.
축산과학원 측은 “우리맛닭’ 보급기반이 확충돼 민간주도의 보급체계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 종계장과 연구자원을 공동 활용하는 등 토종닭 신품종 개발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삼계탕의 우수성과 '이색 삼계탕'
올 여름 들어 일찍이 그 어느 해에도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이상기변과 폭염이 되풀이 되면서 대표적인 여름 건강보양식인 삼계탕의 소비량이 급증하자 농진청이 최근 삼계탕의 식품과학적인 정보와 함께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한 ‘이색 삼계탕’을 소개했다.
농진청이 발표한 ‘삼계탕의 우수성’과 세 가지 ‘이색 삼계탕’에 대한 정보를 요약해 살펴보기로 한다.
땀을 많이 흘리고 체력 소모가 많은 삼복시기에는 몸의 수분과 무기질이 빠져나가 소화기능이 떨어지기 쉽다. 이때 오장육부를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먹으면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데, 이같은 음식 중 대표적인 보양식이 바로 ‘삼계탕’이라고 할 수 있다.
삼계탕 주재료인 닭고기에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여기에 인삼, 마늘, 대추, 밤 등을 넣어 삶으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흔히 생닭에 인삼을 포함한 각종 약재와 찹쌀을 넣고 삶는 것이 일반적인 삼계탕의 조리법이지만, 첨가재료와 조리방법에 따라 다양한 삼계탕을 만들 수도 있다. 농진청이 추천한 세 가지 ‘이색 삼계탕’의 조리법 및 각각의 특성 등을 소개한다.
■ 누룽지삼계탕
삼계탕에 쌀 누룽지나 찹쌀 누룽지를 추가해 구수하고 고소한 맛을 더할 수 있다.
- 재료 : 닭 1마리, 쌀 누룽지 30g, 소금⋅후추 적량, 기본 육수 2ℓ.
- 속 재료 : 불린 찹쌀 50g, 인삼 1뿌리, 대추 2개, 마늘 2쪽, 은행 2개, 밤 1개.
- 조리법
1. 손질한 닭 속에 기본 속 재료를 넣고 재료가 빠져나오지 않도록 다리를 꼬아 고정한다. 2. 냄비에 1의 닭과 누룽지, 기본 육수를 넣어 50분간 끓인다. 3. 소금·후춧가루로 간을 하고 기호에 따라 다양한 삼계탕용 소스나 발효 햄 허브 솔트를 곁들인다.
■ 닭 비단스프
찹쌀과 닭살을 곱게 갈아 끓인 닭 스프로,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소화기능을 원활하게 해 어린아이와 노약자 영양식이나 병후 회복식으로 적합하다.
- 재료: 닭 1마리, 대추 2개, 인삼 1뿌리, 밤 2개, 마늘 2쪽, 소금 10g, 후춧가루 1/8작은술, 불린 찹쌀 30g, 기본 육수 2ℓ, (간장소스) 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청주 2큰술, 물 4큰술.
- 조리법
1. 냄비에 닭과 기본 육수를 넣고 50분 동안 푹 삶는다. 2. 닭은 건져서 살을 발라둔다. 닭살1/2과 1)의 육수, 찹쌀, 대추, 인삼, 밤, 마늘을 믹서기에 간다. 3. 나머지 닭살은 1×1㎝ 크기로 깍둑썰기해 간장과 설탕, 청주, 물을 넣고 졸인다. 4. 2를 끓이면서 농도를 맞추어 체에 거른다. 5. 4를 그릇에 담고 간장에 졸인 닭살을 얹어낸다. 6. 먹기 직전에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7. 닭살 졸임용 간장소스는 시판용 데리야끼 소스로 대체할 수 있다.
■ 냉삼계탕
닭을 삶아 잘게 찢은 살코기에 콩과 견과류를 믹서기에 간 콩물을 부어 고소함을 더한 차가운 삼계탕이다. 기호에 따라 식초를 첨가하면 상큼한 맛이 잘 어우러진다.
- 재료: 닭 1마리, 불린 흰콩 150g, 잣 10g, 호두 1g, 오이 1/2개(100g), 달걀 1개, 인삼 1뿌리, 대추 1개, 은행 2개, 소금 20g, 참기름 약간, 기본 육수 300㎖.
- 조리법
1. 닭은 삶은 후 살만 잘게 찢어 소금과 참기름으로 밑간한다. 2. 불린 흰콩은 삶아 식혀 잣, 호두를 기본 육수와 함께 믹서기에 넣고 곱게 갈아 체에 걸러 콩물을 만든다. 3. 인삼은 편으로 썰고 달걀은 황백 지단으로 부쳐 채 썬다. 4. 오이와 대추는 돌려 깎은 후 채 썬다. 5. 그릇에 1을 담고 오이채, 황백 지단, 대추채, 인삼 편, 잣, 은행을 얹고 차갑게 한 2의 콩물을 부어 낸다. 6. 소금과 후춧가루를 곁들인다. 7. 기호에 따라 식초를 첨가하여 상큼한 맛을 즐길 수 있고, 흰콩 대신 검정콩이나 팥을 사용해도 좋다. 콩물은 냉장고에 차갑게 보관한다.
■ 삼계탕 기본육수
- 재료: 닭발 1kg, 무 500g, 양파 1개(200g), 대파 50g, 오이 1개(200g), 황기 30g, 마늘 100g, 생강 20g, 통후추 20g, 청주 1컵, 인삼 50g, 불린 찹쌀 100g
- 조리법
1. 냄비에 인삼과 불린 찹쌀을 제외한 분량의 모든 재료를 넣고 1시간 끓인 후 건더기는 건져내고 기름기를 제거한다. 2. 믹서에 1의 국물 2컵과 불린 찹쌀, 인삼을 함께 넣고 갈아 다시 1에 풀어 한소끔 더 끓인다. 3. 2를 식힌 후 다시 한 번 기름기를 제거해 기본육수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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