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진흥회, 국가별 낙농산업 전망 보고서 내놔
김경수 기자
kyungsuk@nonguptimes.com | 2023-07-03 10:38:25
연초 호주 유가공업체 Maxum Foods는 사육두수 및 농가 수익 감소, 에너지 가격 인상 등의 요인으로 금년 미국, EU 및 오세아니아의 원유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최근 해당 낙농 선진국가의 낙농산업 전망을 진단했다.
■ EU, 금년 원유생산량 전년대비 0.2% 감소 전망
지난 2022년에는 원유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었으나 4분기 원유생산량이 2021년 동기대비 1.4% 증가함에 따라 다소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2021년 대비 0.7% 감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록적인 폭염에 따른 건조한 날씨와 가뭄으로 인해 목초지 및 사료작물 성장이 저하되고 젖소의 고온 스트레스로 인해 유지방 및 유단백 함량도 각각 0.4%,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계속되는 생산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높은 원유가격으로 인해 원유생산량이 증가했으나 사료 및 기타 생산비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원유가격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생산비 절감을 위한 젖소 도태율이 늘어남에 따라 사육두수가 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년 두당 생산량이 증가하고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경우 금년 유지방 및 유단백 함량은 전년대비 0.2% 증가하고, 원유생산량 감소는 0.2%에 그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2023-2032년 농업 전망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EU의 낙농을 비롯한 축산업이 축소되고 경작지 또한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매년 원유생산량이 0.2%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유가공 부문에서는 유지방 및 유단백 함량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버터 및 탈지분유 수요가 주춤함에 따라 해당 제품들의 생산량이 0.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탈지분유의 경우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 수요가 회복되고 내수용 제품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버터 또한 중국, 미국 및 영국의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EU내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 및 내수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치즈와 유청 생산은 중국을 비롯한 영국과 미국의 수입 수요 증가로 전년대비 0.7%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높은 항공료와 미달러 강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및 수입 가격 상승으로 유제품 수요가 주춤했으나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EU의 경우 유제품의 소비자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감에 따라 소비자들은 유제품 소비를 줄이거나 좀 더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또는 브랜드 제품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매업자, 특히 할인판매업자들의 낮은 가격 책정이 공급망 전반에 가격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호주, 2022/23년 원유생산량 4-6% 감소 전망
데어리 오스트레일리아(DA)는 지난해 2022/23년 시즌(지난해 7월부터 금년 6월) 원유생산량이 감소하거나 증가하지도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불행히도 2021/22년 시즌과 비슷하게 많은 비로 홍수가 발생하는 등의 기후 위기가 이어지고 생산비 상승, 인력 부족 등의 요인으로 낙농산업이 계속해서 침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지난해 12월 DA는 2022/23년 원유생산량이 4-6%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데 이어 지난 5월 발표한 낙농산업 현황 및 전망보고서에서도 홍수에 이은 높은 육우 가격, 인력난 장기화 및 폐업 등의 요인으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24년 시즌을 앞두고 원유생산량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홍수에 따른 건초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가을 온화한 날씨에 적절한 강수량에 비료(특히 질소) 가격이 하락하면서 목초지 성장이 촉진되고 사료 재고량이 증가하면서 원유 생산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육우 가격이 하락하면서 젖소 도태율이 감소하고 젖소 수출 수요 감소에 따른 호주내 사육두수 증가로 원유생산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생산비 부담이 완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난, 환경규제 강화, 기상악화 등의 요인으로 증가율이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 뉴질랜드, 금년 원유생산량 전년대비 2% 증가 전망
뉴질랜드의 낙농가들은 원유생산 및 겨울 사료작물 비축을 위해 목초지 성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년 초 적당히 습한 날씨에 목초지 성장이 촉진되면서 1분기 원유생산량이 전년동기대비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초지 성장이 전반적인 한 해 원유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일반적으로 한 해의 첫 4개월은 연간 원유생산량의 35%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연초 생산량 증가로 인해 금년 원유생산량이 회복세를 보이며 전년대비 2%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원유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사육두수는 지난 2015년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계속해서 연평균 0.5%씩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뉴질랜드의 가공업자들은 공장의 에너지 효율 개선과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또한, 유아용 조제분유, 단백질 농축물, 락토페린, 크림, 버터, 치즈 등의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년간 뉴질랜드산 전지분유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다른 제품 수출이 확대되고 있으며 다양한 유제품의 수출이 전년대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1분기 전지분유 수출량은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최대 수입국인 중국으로의 수출량은 전년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생산된 원유 절반 이상이 전지분유 생산에 투입되고 있으나 수요 감소 등의 요인으로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유제품 생산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 미국, 금년 원유생산량 전년대비 약 1% 감소 전망
올해 초 농무부(USD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낙농업계는 원유가격 대비 비교적 높은 생산비로 인해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말 사육두수가 감소한 이후 2022년 상반기 소폭 증가했으나, 높은 사료가격과 관리비로 농가들의 수익이 악화되면서 하반기 들어 사육두수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한편, 두당 생산량은 2021년 대비 소폭(약 0.6%) 증가하면서 2022년 원유생산량이 1% 감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도 비교적 높은 사료가격이 유지되고 사료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원유생산에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당 생산량은 2022년 대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한편, 증가율은 약 1% 수준에 그치고 원유생산량도 전년대비 1% 미만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제품 수출도 경제 성장률 둔화 및 주요 유제품 수출국들과의 경쟁 강화로 인해 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전 세계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감소하고 주요 유제품 수출국인 유럽과 오세아니아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미국산 유제품에 대한 유제품 수요가 약화되고 있는 것이 주요인으로 꼽혔다. 또한, 주요 수입국인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령으로 막혀있던 경제활동 재개가 세계 유제품 교역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상반기 부진한 시작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가 회복되고 유럽의 원유생산량이 계속해서 감소세를 이어갈 경우 하반기 미국의 유제품 수출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로는 버터, 분유 및 유당 수출은 주춤한 반면, 치즈 수출은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지방 기준 수출량은 전년대비 약 2%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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