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음료 '우유' 명칭 사용 증가…소비자 혼란 우려

김대경 기자

press@nonguptimes.com | 2025-12-11 16:17:38

[농축환경신문] 최근 귀리·아몬드·콩 등을 원료로 한 식물성 음료에서 ‘우유’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면서 소비자 혼란이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식품 명칭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국제적으로도 우유와 식물성 음료를 구분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국내에서도 방송, 카페, 온라인 등에서 ‘식물성 우유’, ‘아몬드 우유’, ‘오트밀크’ 등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소비자가 두 식품을 동일하게 인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물성 음료는 식품위생법 식품공전에 따라 ‘음료류’로 분류되며, 우유와는 완전히 다른 품목이다. 우유는 100% 원유를 처리해 만든 동물성 식품으로, 법적·영양적 기준이 명확하다. 그럼에도 식물성 음료에 ‘우유’라는 명칭이 사용되면 영양이나 기능이 유사하다고 잘못 이해할 위험이 있어, 정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국제적으로 강화되는 규제

EU는 식물성 음료의 ‘우유’ 명칭 사용을 가장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EU 사법재판소는 2017년 판결에서 식물성 음료가 ‘milk(우유)’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명확히 규정했다. 이후 EU는 유제품과 유사한 용어, 표현, 이미지 사용까지 제한하는 논의를 이어가며, 소비자가 두 식품을 혼동하지 않도록 명칭 기준을 엄격히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역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연방의회에서는 2017년 ‘Dairy Pride Act’가 처음 발의된 이후, 2023년에도 식물성 음료가 ‘milk’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재발의하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국제적으로 우유 명칭 관리가 강화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우유자조금 제공

국내 모니터링과 개선 노력

국내에서는 법적 규제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지만,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오표기 개선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위원회는 2023년부터 언론, 산업계, 온라인 채널에서 식물성 음료의 ‘우유’ 오표기 사례를 상시 모니터링하며, 관련 법령과 식품의약품안전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정 요청을 지속적으로 전달해왔다.

2025년 11월 말 기준,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오표기 사례 600건 이상을 확인하고 정정 요청을 진행했으며, 그중 약 200건이 정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정 요청 활동은 반복되는 오표기 관행을 개선하고 소비자 혼란을 줄이는 데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이승호 위원장은 “EU와 미국 사례처럼, 국제적으로 ‘우유’ 명칭은 명확한 기준 아래 보호되고 있다”며,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서 식물성 음료의 부정확한 ‘우유’ 표기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관련 업계와 협력해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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