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겨울잠' 온습도 유지해 월동 꿀벌 스트레스 줄인다

김대경 기자

press@nonguptimes.com | 2026-03-25 12:00:48

농촌진흥청, ‘꿀벌 월동 저장고’와 ‘물주머니 활용 보온 기술’ 개발
온습도 변화 줄여 꿀벌의 안전한 월동 돕고 봄철 생존율 높일 것으로 기대
2027년까지 추가 실증, 2028년부터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보급 계획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성제훈 원장

[농축환경신문]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겨울철 꿀벌 집단 폐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꿀벌 월동 환경 유지 기술’ 2종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기후변화로 겨울철 이상고온과 한파가 반복되면서 꿀벌 생태계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겨울철 낮 기온이 12도 이상인 날이 3일 이상 지속되면 여왕벌이 봄으로 착각해 산란을 시작하고, 일벌 역시 육아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일벌의 수명이 급격히 단축된다는 점이다. 겨울잠 상태의 일벌은 약 150일을 생존하지만, 육아 활동을 시작하면 호르몬 변화로 수명이 40일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로 인해 봄이 오기 전 일벌이 대거 폐사하면서 벌무리 전체가 붕괴되는 피해로 이어진다.

이 같은 꿀벌 집단 폐사는 양봉 농가의 직접적인 피해를 넘어, 꽃가루받이(수분)에 의존하는 과수·농작물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농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겨울철 급격한 온·습도 변화에도 벌통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꿀벌 월동 저장고’와 ‘물주머니 활용 보온 기술’을 개발했다.

‘꿀벌 월동 저장고’는 저온 환경에서도 내부 습도를 7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제습기는 낮은 온도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한계를 보였으나, 이번 기술은 냉동기 팬 속도를 낮추고 공기 순환 팬 속도를 높여 실내 온도를 약 5도로 유지하면서 공기 중 수분을 성에 형태로 제거하는 저온 제습 방식을 적용했다.

또한 꿀벌의 생리적 특성을 고려해 소음과 미세먼지를 최소화했다. 저장고 내부에는 마찰 소음이 적은 고효율 BLDC 모터와 3단 공기 정화 필터를 설치했으며, 꿀벌이 인식하지 못하는 붉은색 조명을 적용해 수면 방해를 줄였다. 해당 저장고는 월동 이후 양봉 산물이나 벌집을 보관하는 저온 저장시설로도 활용 가능하다.

‘물주머니 활용 보온 기술’은 야외에서 벌통을 관리하는 농가를 위한 기술이다. 마그네타이트를 포함한 물주머니로 벌통 외부를 감싸 온도 변화를 완화하는 방식이다.

물은 얼고 녹는 과정에서 잠열을 방출하거나 흡수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를 활용해 밤에는 열을 방출하고 낮에는 열을 흡수함으로써 벌통의 급격한 온도 변화를 줄인다. 특히 마그네타이트를 활용해 물의 결빙을 촉진함으로써 보온 효과를 높였다.

실제로 충북 청주의 양봉 농가에 적용한 결과, 벌통 외부 온도 변화 폭이 기존 평균 15도에서 6도로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농가에서도 벌무리 세력 형성이 활발해졌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꿀벌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월동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기술 2건에 대한 특허 출원도 완료했으며, 2027년까지 양봉 전문가들과 협력해 최적의 저장 조건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어 2028년에는 신기술 시범 보급 사업을 통해 현장 적용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성제훈 원장은 “꿀벌이 사라지면 양봉 농가뿐 아니라 과수 농가까지 큰 타격을 입고, 이는 결국 식탁과 생태계 위기로 이어진다”며 “이번 기술을 신속히 보급해 꿀벌 보호와 농업 생태계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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